캘리그라피/글쓰기2 [시] 따뜻한 교차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는데 후드 모자를 쓴 남자아이가 비를 맞고 걸어간다 "어디까지 가니? 내가 어디까지 우산 씌워줄께" 그냥 아이 집앞까지 씌워주려고 했는데 약속한 장소에 이르자 그냥 뛰어간다 그래서 나는 오늘 우산을 씌워주었고 친근한 아이는 비를 피했다 다른 삶을 살아가는 낯선 시간의 따뜻한 교차이다 우리는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어떤 사람의 시간에도 근교의 또 어떤 사람의 시간에도 비가 오고 있었으니 말이다 2022.11.15(화) 비오는 날 2022. 11. 18. [시] 발톱 빠진 날 30킬로미터, 난생처음 도보순례에 다녀와서 검붉게 되었던 엄지 발톱이 빠졌다 딱딱한 뼈는 부드러운 살이 보호하는데 발가락 끝은 딱딱한 발톱이 보호한다 마치 발가락을 보호하다 피흘리며 부상을 당하기도 죽어가기도 한 군인처럼 발톱이 죽어나갔다 화려하게 물들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던 가을 산 같기도하고 붉게 물들었다 떨어지는 단풍같기도 하다 검붉어진 엄지발톱이 내내 눈길을 끌더니 태아때부터 가지고 자라온 발톱이 빠졌다 발톱이 다 자라려면 8개월이나 걸린단다 있을 것이 없으니 감각이 예민해지고 더 신경이 쓰인다 발가락을 보호하다 빠진 발톱의 희생을 생각하니 숙연해지지 아니하는가 2022.11.15(화) 비오는 날 2022. 11.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