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킬로미터, 난생처음 도보순례에 다녀와서
검붉게 되었던 엄지 발톱이 빠졌다
딱딱한 뼈는 부드러운 살이 보호하는데
발가락 끝은 딱딱한 발톱이 보호한다
마치 발가락을 보호하다
피흘리며 부상을 당하기도
죽어가기도 한 군인처럼
발톱이 죽어나갔다
화려하게 물들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던 가을 산 같기도하고
붉게 물들었다 떨어지는 단풍같기도 하다
검붉어진 엄지발톱이 내내 눈길을 끌더니
태아때부터 가지고 자라온 발톱이 빠졌다
발톱이 다 자라려면 8개월이나 걸린단다
있을 것이 없으니 감각이 예민해지고 더 신경이 쓰인다
발가락을 보호하다 빠진 발톱의 희생을 생각하니
숙연해지지 아니하는가
2022.11.15(화) 비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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